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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OTT를 켜고 볼 만한 게 없어서 옛날 액션 배우 이름을 검색하다가 걸린 2015년작 <라이엇>인데, 돌프 룬드그렌이 나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B급 액션 영화치고는 끝이 꽤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통쾌한 복수 뒤에 수갑이 채워지는 결말, 요즘 영화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마무리였습니다.

 

B급 액션이라고 무시하면 후회하는 이유

일반적으로 B급 액션 영화라고 하면 내러티브(narrative)가 빈약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내러티브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서사 구조, 쉽게 말해 '왜 이 사람이 이 짓을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봤더니 <라이엇>은 그 서사 구조가 생각보다 단단했습니다.

전직 경찰 잭 스톤은 마피아 두목 발람 때문에 아내를 잃습니다. 복수를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은행을 털어서 스스로 발람이 있는 교도소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경찰 출신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무식한 발상 자체가 이 영화의 색깔이기도 합니다. 증거를 모아 법적으로 해결하는 대신 자기 몸을 던지는 캐릭터, 그 선택이 영화 내내 이야기를 끌고 갑니다.

제 경험상 이런 B급 액션은 캐릭터의 동기(motivation)가 명확할 때와 흐릿할 때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동기란 주인공이 그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말합니다. 아내를 잃은 잭의 동기는 단순하지만 분명합니다. 그래서 허술한 장면들이 있어도 끝까지 붙잡고 볼 수 있었습니다.

  • 장르: 프리즌 액션(Prison Action) —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생존·복수 구조
  • 감독: 존 나이드 / 주연: 매튜 리스(잭 스톤 역)
  • 제작연도: 2015년 / 러닝타임: 약 87분
  • 예산 규모는 크지 않으나 이야기 뼈대는 탄탄한 편
요약: B급 액션이지만 주인공의 동기가 뚜렷해 서사 구조가 생각보다 단단하고, 끝까지 보게 만드는 흡인력이 있습니다.

 

돌프 룬드그렌과 반전, 두 가지가 살린 영화

제가 이 영화를 끝까지 본 진짜 이유는 돌프 룬드그렌입니다. 비디오테이프를 빌려 보던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이 이름에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학창 시절에 그가 나오는 영화를 돌려 봤던 기억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 그는 교도소 청소부 윌리엄으로 등장합니다. 세월이 많이 지났는데도 화면에 서 있는 것만으로 존재감이 달랐습니다. 얼굴의 주름보다 눈빛이 먼저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청소부 캐릭터에 반전이 있습니다. 윌리엄은 교도소 부패를 파헤치기 위해 수감자로 위장한 FBI 언더커버(undercover) 요원이었습니다. 언더커버란 신분을 숨기고 잠입하는 수사 기법으로, 목표 조직의 내부에 직접 들어가 증거를 수집하는 방식입니다. 같은 방식으로 잠입한 여성 요원 알레나도 있었는데, 두 사람이 교도소 통제실을 장악하면서 이야기가 급속도로 전환됩니다.

여기에 UFC 전설 척 리델까지 얼굴을 비춥니다. 격투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것만으로도 볼 이유가 하나 생깁니다. 저는 그를 화면에서 보는 순간 "어, 이 사람이 왜 여기 있지?" 싶으면서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반전이라는 장치(plot twist)는 밋밋해질 뻔한 이야기에 소소한 재미를 더해줍니다. 플롯 트위스트란 관객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환되는 순간을 가리킵니다. 정의로운 척하던 담당 검사 존슨이 실은 발람과 한통속이었다는 설정은 요즘 액션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공식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청소부가 잠입 요원이었다는 반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알레나의 정체를 밝히는 타이밍이 너무 급해서 반전의 맛이 절반쯤 날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이건 제가 아쉬웠던 부분입니다.

요약: 돌프 룬드그렌의 존재감과 잠입 요원 반전이 이 영화를 끝까지 붙잡아 주는 두 축이지만, 반전 타이밍은 조금 아쉬운 편입니다.

 

반전결말이 남긴 것 , 복수 성공 뒤에 수갑

일반적으로 복수극(revenge thriller)은 주인공이 악당을 처리하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영화의 결말은 그 공식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잭은 발람을 직접 처리하고 아내의 복수를 마칩니다. 그런데 잠입 요원들은 작전이 끝나자 잭에게 수갑을 채웁니다. 법을 어긴 사실은 덮어줄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법을 집행하던 사람이 법을 어기고 결판을 낸 뒤, 그 법에 의해 다시 붙잡히는 구조입니다. 이것을 도덕적 아이러니(moral irony)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옳은 목적을 위해 그른 수단을 쓴 사람이 결국 그 수단 때문에 값을 치르는 상황입니다. 주말 밤에 소파에 혼자 앉아서 이 장면을 보면서 속은 시원한데 뒤가 찝찝했습니다. 그 찝찝함이 꽤 오래 남았습니다.

사실 발람이란 마피아 두목이 교도소 안에서 왕처럼 군림할 수 있었던 건, 교도소장도 검사도 전부 썩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패 생태계(corrupt ecosystem), 즉 조직 전체가 불법적 이익을 나눠 갖는 구조가 잭을 그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았습니다. 그 썩은 구조가 만들어 놓은 결과를 개인에게 다 물리는 마무리가 정의인지 뒷정리인지, 저는 아직도 확신이 없습니다.

<라이엇>은 권선징악(poetic justice)의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이 깔끔하지 않습니다. 권선징악이란 선한 자는 보상을 받고 악한 자는 처벌받는다는 서사적 원칙입니다. 이 영화는 악당은 처벌받지만 선한 의도의 주인공도 처벌을 피하지 못하는 구조로 그 원칙을 비틀어 놓습니다. 대부분의 B급 액션 영화가 여기서 뭉개는데, 이 영화는 끝까지 밀어붙였습니다. 그게 용기 있는 선택이라고 봅니다.

영화 속 부패 구조와 유사한 실제 교도소 내 부패 문제는 국제 인권 단체들도 꾸준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출처: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교도소 내 권력 남용과 재소자 착취 문제를 장기간 보고해 왔으며, 이런 현실이 이 영화의 설정을 단순한 허구로만 보기 어렵게 만드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또한 미국 내 교도소 부패 관련 통계와 사례는 출처: 미국 사법통계국(Bureau of Justice Statistics)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약: 복수에 성공하고도 수갑이 채워지는 결말은 B급 액션 영화에서 보기 드문 도덕적 아이러니이며, 그 찝찝함이 이 영화를 기억에 남게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라이엇 2015 어디서 볼 수 있나요?

A. 제가 찾아봤을 때 국내 주요 OTT 플랫폼보다는 해외 스트리밍 서비스나 디지털 구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플랫폼별 서비스 현황은 자주 바뀌기 때문에 최신 검색으로 확인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Q. 돌프 룬드그렌이 주인공인가요?

A. 주인공은 매튜 리스가 연기한 잭 스톤입니다. 돌프 룬드그렌은 교도소 청소부 윌리엄 역으로 등장하는데, 나중에 FBI 잠입 요원으로 밝혀집니다. 출연 비중은 주연급은 아니지만 화면 존재감만큼은 주인공 못지않았습니다.

 

Q. 결말이 해피엔딩인가요?

A. 일반적인 복수극의 해피엔딩과는 다릅니다. 잭은 발람에게 복수하는 데 성공하지만, 법을 어긴 사실 때문에 FBI 요원들에게 체포되며 영화가 끝납니다. 통쾌함과 찝찝함이 동시에 남는 결말이라고 보면 정확합니다.

 

Q. 액션 수위나 폭력성이 높은가요?

A. B급 프리즌 액션 영화답게 교도소 내 폭력 장면이 꽤 등장합니다. 대규모 CG 액션보다는 맨몸 격투 위주라 자극적인 시각 효과는 적지만, 폭력 묘사 자체는 직접적인 편입니다. 폭력 장면에 민감한 분께는 미리 참고하시길 권합니다.

 

결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볼거리를 크게 기대하면 권하기 어렵습니다. 예산이 아쉬운 장면이 눈에 띄고, 액션의 규모도 대작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런데 돌프 룬드그렌이나 척 리델처럼 얼굴이 익은 옛 액션 배우가 그리운 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저처럼 그 이름 하나에 재생 버튼을 누르는 사람에게는 딱 맞는 물건입니다.

무엇보다 복수에 성공하고도 수갑을 차는 결말을 끝까지 밀어붙인 점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법을 지키는 일을 하던 사람이 법을 어기고 결판을 낸 뒤 다시 법 앞에 서는 이 구조, 저는 그 마지막 몇 분이 이 영화의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87분을 버틸 이유가 필요하다면 바로 그 마지막 장면입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blfWKtftdw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