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이 미국 오하이오 시골에서 총을 들고 있습니다. 그것도 세바스찬 스탠, 로버트 패틴슨과 함께요. 처음 캐스팅 명단을 봤을 때 저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근데 이 영화, 끝나고도 꽤 오래 마음에 흙이 묻어 있었습니다. 캐스팅이 만든 충격 — 스파이더맨이 왜 여기서《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The Devil All the Time)》는 2020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미국 남부 고딕 스릴러입니다. 원작은 도널드 레이 폴락의 동명 소설로, 원작자가 직접 내레이션을 맡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출처: Netflix 공식 페이지).제가 이 영화를 처음 켰을 때, 솔직히 배우 얼굴을 보고 잠깐 멈칫했습니다. 아는 얼굴이 너무 많았거든요. 아비 역의 톰 홀랜드, 보안관 보데 역의 세바스찬 스탠, 목사 티가딘 역..
솔직히 처음엔 안 볼 생각이었습니다. 추자현 이름만 보고 흔한 멜로 스릴러겠거니 했는데, 와이프가 주말 저녁에 옆에 앉혀 놓고 틀더니 결국 영화가 끝나고 새벽까지 두 사람이 이 영화 얘기만 했습니다. 기억을 잃은 여자가 남편의 죽음을 계기로 감춰진 과거와 마주하는 이야기인데, 중반을 넘기는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힙니다. 2026년에 제가 본 영화 중에 이 정도로 오래 남은 작품은 없었습니다. 첫인상 — 답답하다고 껐다가 다시 켰습니다시작은 꽤 평범했습니다. 악몽에서 깨는 여자, 곁에서 다독이는 남편. 전형적인 부부 드라마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덕이(추자현)가 첫날은 시각장애인 체험을 하고, 다음날은 휠체어, 그다음엔 청각 체험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저도 처음엔 "이게 뭐지, 사기꾼인가" ..
바다가 하룻밤 사이에 통째로 사라진다면, 살아남는 게 가능할까요. 2024년 프랑스 재난 영화 '서바이브(Survive)'는 그 황당한 전제를 꺼내 놓고는 두 시간 내내 진지하게 밀어붙입니다. 토요일 저녁 와이프가 안방에서 드라마를 보는 동안 거실에서 혼자 틀었다가, 결국 끝까지 소파에서 못 일어났습니다. 결말까지 전부 다룹니다.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은 여기서 나가시길 권합니다. 설정 — 지자기극 역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전제일반적으로 재난 영화의 설정은 그럴듯할수록 몰입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서바이브'의 설정은 과학적으로 따지면 처음부터 어처구니없습니다. 그래도 손에서 리모컨을 내려놓지 못했으니까요.영화는 요트 위에서 시작합니다. 톰과 줄리아 부부가 아들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틀기 전까지 그냥 가볍게 볼 범죄 액션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애플 TV 오리지널 영화 는 더그 라이만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전직 해병대 출신 로리와 막 출소한 전과자 코비가 마피아 보스의 지시로 시장의 금고를 털러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끝나고 나서도 인물 한 명이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가족을 위해 손해를 감수한 사람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코비 설정이 그냥 영화적 장치로 안 보인 이유코비라는 인물의 핵심 설정은 이렇습니다. 동생이 두 번의 전과가 있는 상태에서 세 번째 범죄를 저질렀고, 그러면 8~10년형을 받을 상황이었습니다. 코비는 동생과 외모가 똑같다는 점을 이용해 자신이 그 죄를 뒤집어쓰고 3년을 감옥에서 보냈습니다. 이걸 가리켜 영화 용어로는 '..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한중일 자존심 싸움'으로만 알고 틀었습니다. 새벽 두 시에 잠이 안 와서 유튜브를 뒤지다 걸린 영화 요약 영상이었는데, 끝까지 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2021년 개봉한 일본 영화 는 요시다 슈이치 원작 소설을 하스미 에이이치로 감독이 연출했고, 후지와라 타츠야, 타케우치 료마, 변요한, 한효주가 출연합니다. 24시간 규칙이 만드는 긴장감이 영화의 핵심 설정은 하나입니다. 비밀 산업 스파이 조직 AN통신은 소속 요원들에게 24시간마다 본부에 보고하도록 강제합니다. 여기서 '데드맨 스위치(Dead Man's Switch)'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이는 사용자가 일정 시간 안에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 자동으로 치명적인 결과가 발동되는 장치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살아있다는 신호..
주말 저녁, 거실 리모컨을 마누라에게 넘기고 안방 노트북 앞으로 밀려난 날, 그냥 자기엔 아까워서 찜해뒀던 영화 하나를 틀었습니다. 2018년 개봉작 크리미널 스쿼드였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특수부대 출신 무장강도와 짐승 같은 형사가 LA를 무대로 펼치는 두뇌 싸움, 두 시간 내내 크레딧이 올라올 때까지 휴대폰을 한 번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텅 빈 트럭을 왜 목숨 걸고 훔쳤을까 — 연방준비은행을 노린 설계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특수부대 출신답게 무장을 갖춘 메리맨 일당이 현금 수송 트럭을 털었는데, 알고 보니 그 트럭이 텅 비어 있었다는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실수한 장면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영화 전체의 판을 여는 첫 수였습니다.메리맨의 진짜 목표는 연방준비..
심야에 유튜브 영화 리뷰 영상을 보다가 그대로 IPTV를 켜버린 영화가 있습니다. 2026년 코미디 영화 〈메소드연기〉입니다. 코미디 한 편으로 대박을 치고 그 이미지에 갇혀버린 배우가 사극에서 진짜 연기를 해보겠다며 생쑈를 벌이는 이야기인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웃기는 줄 알고 들어갔다가 중반쯤에서 가슴 한쪽이 무거워지는 영화였습니다. 낙인: 잘나가던 배우가 멈춰버린 이유배우 이동휘가 실명으로 등장합니다. 코미디 영화 '알계인' 한 편으로 전국민적 인지도를 얻은 뒤, 그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몇 년을 보낸 배우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직접 봐봤는데, 영화 초반은 거의 다큐 형식처럼 시작됩니다. 인터뷰 화면에서 "알계인 얘기만 좀 안 해주셨으면…" 하고 조심스럽게 꺼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공개 직후 영화 순위 1위를 찍은 를 주말 밤에 맥주 한 캔 들고 봤습니다. 러닝타임 1시간 46분인데, 시작하고 나서 화장실 갈 타이밍을 한 번도 못 찾았습니다. 그게 이 영화를 설명하는 가장 정직한 한 줄입니다. 줄거리 — 담배 한 개비가 끌고 가는 이야기저는 90년대에 톰 클랜시 원작 소설로 잭 라이언에 입문한 세대입니다. 해리슨 포드가 잭 라이언이던 시절, 동네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보던 기억이 있고, 아마존 드라마도 시즌 1부터 4까지 정주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영화 소식이 들렸을 때 손가락이 진짜로 근질거렸습니다.이야기는 CIA를 떠나 월스트리트에서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던 잭이, 옛 상사 그리어의 제안으로 두바이로 나가면서 시작됩니다. 임무는 단순합니다. 운반책..
어린이 영화는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 제가 직접 봐보니 그 생각이 보기 좋게 틀렸습니다. 게임기를 손에 넣은 꼬마 셋이 TV 비밀번호 하나 때문에 산속까지 흘러 들어가는 이야기, '달걀 원정대'입니다. 제목에서 달걀이 왜 원정대가 됐는지는 끝까지 봐도 서글프지만, 영화 자체는 서글프지 않습니다. 재밌습니다. 어린이 모험 영화는 어른이 봐야 더 재밌다는 게 사실일까일반적으로 어린이 모험 영화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보호자용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제가 혼자 보러 갔다가 그 편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오히려 어른이 더 오래 웃었습니다.영화의 출발점은 단순합니다. 동네에서 소문난 꼬마 세 명, 앨리스, 헤이즐, 조디가 갖고 싶던 비디오 게임기를 드디어 손에 넣습니다. 그런데 문..
원작 소설이 국내에서만 200만 부, 전 세계 누적 1,100만 부가 팔렸습니다. 그 책을 처음 서점 아동 코너에서 봤을 때는 그냥 지나쳤는데, 영화관에서 혼자 앉아 보고 나니 그때 집어들지 않은 걸 살짝 후회했습니다. 주말 아침 첫 상영, 라미란 배우 하나 믿고 들어간 자리였습니다. 원작 비교 — 1,100만 부짜리 소설을 88분에 담으면히로시마 레이코 원작의 아동 소설 은 단행본 시리즈 형식으로 각 권마다 독립된 에피소드가 들어 있습니다. 이른바 옴니버스 구조(Omnibus Structure)인데, 여기서 옴니버스 구조란 하나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대신 여러 단편이 하나의 세계관 안에서 연결되는 방식을 말합니다. 원작이 이 형식이다 보니, 영화로 옮기는 작업은 필연적으로 '무엇을 남기고 무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