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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액션 스릴러 <프로텍터>는 딸을 납치당한 전직 특수부대 요원의 구출 작전을 그린 93분짜리 한미 합작 영화입니다. 국내 작가 문봉섭의 시나리오를 요보비치가 직접 선택해 만들어진 작품으로, 얼핏 보면 테이큰 스타일의 구출 액션처럼 시작하지만, 마지막 10분이 영화 전체를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뒤집습니다. 금요일 밤 혼자 틀었다가 끝나고 한참 소파에 앉아 있었습니다.

 

줄거리 — 테이큰처럼 시작해서 전혀 다른 곳에 도착한다

아내와 아이들이 잠든 금요일 밤, 거실에서 혼자 OTT를 뒤적이다 이 영화를 골랐습니다. 50대 중반이 되고 나서부터는 액션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총이 많이 나와도 "이 사람은 왜 이러는가"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금방 지루해집니다. 그래서 처음엔 그냥 보기 시작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는 끝나고 나서야 진짜 이야기가 뭔지 파악됩니다.

중동 교전 지역에서 특수부대원으로 복무하던 니키는 남편 사망 후 홀로 남은 딸 클로이를 돌보기 위해 전역합니다. 클로이의 16번째 생일, 처음으로 온전히 딸의 파티를 챙겨준 그날 밤에 클로이가 납치됩니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구출 액션(rescue thriller)의 문법을 충실하게 따릅니다. 구출 액션이란 납치된 가족을 되찾기 위해 주인공이 단독으로 적 조직을 무너뜨리는 서사 구조를 말합니다.

인신매매 조직 신디케이트의 관리자 설리번을 미행하고, 각성제까지 먹으며 잠들지 않으려는 니키의 모습은 제가 직접 봐도 납득이 됐습니다. 군 출신이 조직을 혼자 뒤집는 설정은 뻔하지만 밀라 요보비치가 연기하면 묘하게 설득력이 생깁니다. 그 이유는 두 번째 카드에서 좀 더 얘기하겠습니다.

  • 배경: 중동 교전 지역 출신 전직 특수부대 요원 니키
  • 사건 발단: 클로이의 16번째 생일날 납치 목격
  • 적대 세력: 인신매매 조직 신디케이트, 관리자 설리번
  • 변수: 경찰 수사망과 조직의 이중 포위 속 단독 작전
요약: 테이큰 공식으로 시작하지만, 그 공식은 반전을 감추기 위한 포장지에 불과합니다.

 

반전결말 — 90분의 액션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방식

이 영화의 반전은 마지막 10분에 등장합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니키가 72시간마다 기억이 납치 당일로 역행되는 상태였다는 것, 그동안 그녀가 구출해 온 소녀들은 클로이가 아니라 딸과 닮은 다른 아이들이었다는 것. 이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앞에서 봤던 90분이 전혀 다른 의미로 재편됩니다.

기억 역행이라는 설정은 심리학 용어로 해리성 기억 장애(dissociative amnesia)와 연결됩니다. 여기서 해리성 기억 장애란 극심한 심리적 외상으로 인해 특정 시점의 기억이 차단되거나 반복 재생되는 증상을 말합니다. 영화는 이를 72시간이라는 주기로 형상화했는데, 현실에서도 극도의 상실감이 시간 감각을 무너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미국심리학회(APA) — 외상 및 PTSD).

제가 보기엔 이 반전이 앞의 액션 시퀀스를 두 가지 방향으로 동시에 태워버립니다. 하나는 "그녀는 결국 딸을 구하지 못했다"는 비극, 다른 하나는 "그녀가 구한 소녀들은 실제로 구출됐다"는 아이러니입니다. 반전 하나가 이 두 층위를 한꺼번에 생성한다는 점에서 시나리오 구성은 꽤 정교합니다. 다만 이 구조가 관객에게 정직하지 않다는 불만도 충분히 이해됩니다. 구출 액션으로 홍보된 영화가 사실은 정신 붕괴 드라마였다면, 그건 마케팅 전략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이 영화를 "모성애 영화"라고 부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게 좀 어긋난다고 봅니다. 모성애(maternal love)란 자녀를 향한 헌신적이고 보호적인 감정을 말하는데, 니키의 행동은 그보다는 상실 이후의 집착과 광기에 가깝습니다. 실종된 가족을 몇 년째 찾는 분들의 뉴스를 보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그 감정을 영웅담으로 포장하는 건 이 영화의 가장 불편한 지점이기도 했습니다.

요약: 반전은 강렬하지만, 구출 액션으로 기대하고 온 관객을 마지막에 뒤통수 치는 구조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모성애인가 광기인가 — 이 영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액션 자체만 놓고 보면 합격점입니다. 제가 직접 봐보니, 근접 격투(close-quarters combat) 장면의 속도감은 생각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근접 격투란 총기를 쓰기 어려운 밀폐 공간에서 신체 접촉 위주로 벌어지는 전투를 뜻하는데, 이 영화는 특히 호텔 장면에서 그 완성도가 꽤 됩니다. 정전 상황에서 화재를 일으키고 조직원들을 처리하는 시퀀스는 연출 면에서 볼거리가 있습니다.

다만 등급이 15세 관람가라는 점은 좀 의아했습니다. 잔인한 장면의 수위가 적지 않아서, 제 경험상 이건 실질적으로 성인 시청자에게 맞는 수위입니다. 아이와 같이 볼 생각이라면 다시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저도 다음번엔 아내랑 둘이만 보려고 합니다. 아내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가 솔직히 더 궁금하기도 하고요.

이 작품의 제작 맥락도 흥미롭습니다. 국내 작가 문봉섭이 쓴 시나리오를 밀라 요보비치가 직접 선택해서 만든 한미 합작 영화입니다. 헐리우드 배우가 한국 시나리오를 고른다는 사례 자체가 드문 일이고, 그 선택이 9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서 꽤 깔끔하게 완성됐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한미 합작 영화의 성공 사례를 분석한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에서도 "원작 IP의 해외 발굴 가능성"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꼽은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제 최종 판단은 이렇습니다. 이 영화를 "엄마판 테이큰"이라고 부르는 건 영화를 반만 본 소리입니다. 테이큰은 딸을 구해오는 이야기이고, 이 영화는 구하지 못한 엄마가 같은 날을 반복하며 헛수고를 거듭하는 이야기입니다. 장르가 다릅니다. 그 차이를 알고 보는 사람과 모르고 보는 사람이 느끼는 감상은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요약: 액션은 합격, 반전은 강렬, 잔인함은 15세 등급을 훌쩍 넘는다 — 어른이 밤에 혼자 보기에 딱 맞는 영화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프로텍터 결말이 어떻게 되나요? 딸을 구하나요?

A. 결말은 꽤 묵직합니다. 니키가 영화 내내 구해온 소녀들은 사실 딸 클로이가 아니라 클로이와 닮은 다른 아이들이었습니다. 니키는 72시간마다 기억이 납치 당일로 역행되는 상태로, 같은 날을 반복하며 다른 아이들을 구해온 것이었습니다. 딸을 구했다는 해피엔딩이 아니라, 구하겠다는 다짐만 남긴 채 영화가 끝납니다.

 

Q. 밀라 요보비치 프로텍터, 진짜 볼 만한가요?

A. 제가 직접 봐보니 액션만 놓고 보면 충분히 볼 만합니다. 특히 근접 격투 시퀀스는 속도감이 좋고, 93분이라 부담도 없습니다. 다만 구출 액션 기대하고 봤다가 마지막에 정신 붕괴 드라마를 만나게 되는 구조라, 그 반전을 즐길 수 있는 분께 맞는 영화입니다.

 

Q. 아이랑 같이 봐도 되나요? 15세 관람가 맞나요?

A. 등급은 15세지만 실제 잔인함 수위는 그보다 센 편입니다. 제 경험상 아이와 함께 보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성인이 단독으로 보는 영화로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Q. 프로텍터 원작 시나리오 작가가 한국인이라고요?

A. 맞습니다. 국내 작가 문봉섭이 쓴 시나리오를 밀라 요보비치가 직접 골라 제작한 한미 합작 영화입니다. 헐리우드 배우가 한국 시나리오를 능동적으로 선택한 사례라는 점에서 제작 배경 자체가 꽤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결론

평점은 5점 만점에 3.5점입니다. 액션 4점, 반전 결말 4.5점, 잔인함으로 감점 1점. 50대 남자가 금요일 밤 혼자 보기엔 충분히 값어치 있는 영화였습니다.

"엄마판 테이큰"이라는 홍보 문구는 솔직히 이 영화를 반쪽만 설명합니다. 시원한 구출 액션을 기대하고 보면 마지막에 뒤통수를 맞고, 반대로 드라마를 기대하고 보면 중반부 액션에 지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래도 이 영화를 이렇게 소개하고 싶습니다. 실종된 가족을 찾는 사람의 끝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는 영화. 테이큰처럼 가볍게 즐기고 싶은 분께는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반전 있는 스릴러를 찾는 분께는 꽤 인상 깊은 선택이 될 겁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1Jt9QtwLuq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