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고백하면, 저는 이 영화를 그냥 흘려보낼 뻔했습니다. 아들이 먼저 "보러 가자"고 했고, 저는 "농구 영화? 뭐 한 번 보지"라며 따라갔습니다. 극장에서 나올 때 제가 아들보다 훨씬 크게 흔들려 있었습니다. 2012년 부산 중앙고등학교 농구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 지금 역주행 1위에 재개봉까지 하고 있는 그 영화 이야기입니다. 이게 실화라고요? 엔트리 여섯 명의 전국대회처음 영화 정보를 접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설마 이게 실제 있었던 일이야?"였습니다. 2012년 부산 중앙고 농구부의 엔트리는 여섯 명이었습니다. 여기서 엔트리(entry)란 공식 대회에 등록된 선수 명단을 뜻합니다. 농구는 기본 5명이 코트에 서야 하니, 교체 선수가 사실상 한 명뿐인 셈이죠.더 황당한 건 그..
영화 은 전소민·김도현 주연의 2024년 청춘 드라마로, 개봉 전부터 두 배우의 열연이 화제였습니다. 아내가 틀어준 영화를 "흘려볼 생각"으로 앉았다가, 결국 끝까지 자리를 못 뜬 게 저였습니다. 영화 배경 — 별난 선생님과 상처 입은 아이희주(전소민)는 부임 첫날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칠판 앞에서 제 사인을 거침없이 갈겨 쓰고는 "핸드폰 걷는 거 귀찮아서 안 할 거야, 너희끼리 알아서 해"라고 선언합니다. 학생들 폰을 걷지 않는 선생님. 처음엔 그냥 '쿨한 캐릭터' 설정이려니 했습니다.그 반에 순정(김도현)이 있습니다. 체육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피지컬, 그러나 야간 자율학습은 습관처럼 빠집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매일 밤 술에 절어 들어오는 엄마 때문에 집에 있어야 하거나, 반대로..
솔직히 좀비 영화를 볼 때마다 "또 뛰는 좀비네" 하는 생각부터 드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연상호 감독의 신작 는 처음부터 그 공식을 비틀었습니다. 좀비가 진화한다는 설정이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실제 과학 실험에 근거하고 있고, 그게 영화를 보는 내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제79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에 개봉 나흘 만에 100만 관객. 이유가 있었습니다. 집단지성 좀비, 어디서 왔나제가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건 "도대체 좀비가 어떻게 진화한다는 건데?"였습니다. 막상 보고 나니 설정의 출발점이 꽤 단단했습니다.영화는 폴리세팔로 황색 망사 점균(Physarum polycephalum)을 핵심 모델로 삼습니다. 여기서 점균이란 단세포 생물이면서도 군체처럼 행동하는 특이한 유기체로, 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