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좀비 영화를 볼 때마다 "또 뛰는 좀비네" 하는 생각부터 드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연상호 감독의 신작 는 처음부터 그 공식을 비틀었습니다. 좀비가 진화한다는 설정이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실제 과학 실험에 근거하고 있고, 그게 영화를 보는 내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습니다. 제79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에 개봉 나흘 만에 100만 관객. 이유가 있었습니다. 집단지성 좀비, 어디서 왔나제가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건 "도대체 좀비가 어떻게 진화한다는 건데?"였습니다. 막상 보고 나니 설정의 출발점이 꽤 단단했습니다.영화는 폴리세팔로 황색 망사 점균(Physarum polycephalum)을 핵심 모델로 삼습니다. 여기서 점균이란 단세포 생물이면서도 군체처럼 행동하는 특이한 유기체로, 뇌..
나홍진 감독 신작 '호프'를 보고 나서 집에 오는 길 내내 머릿속이 정리가 안 됐습니다. 외계인 영화라는 말에 처음엔 좀 망설였는데, 들어가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이건 SF 액션이 아니라, 우리가 누구를 괴물이라 부르는지를 묻는 영화라는 걸요. 결말까지 본 뒤 뒤늦게 이 영화의 세계관을 다시 뜯어보니 제가 놓쳤던 것들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세계관: 침공이 아니라 사고였다영화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계인들이 지구를 공격하러 왔다고 전제하게 됩니다. 저도 처음 30분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소가 죽고, 마을에 괴물이 나타나고, 사람들이 쫓겨 다니는 그림이니까요. 그런데 이 전제가 틀렸습니다.영화의 배경으로 추정되는 1980년대, 외계인들의 고향 행성 게르트에서는 이미 거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
영화 고르는 데 10분 넘게 걸린 적, 저도 꽤 있습니다. 주말에 아내와 극장에 갔다가 결국 집어든 게 였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웃기려고 만든 영화가 어느 순간 묵직하게 치고 들어오더라고요. 4월 2일 개봉한 이 영화, 범죄 수사극과 버디 코미디를 한 프레임에 담은 작품입니다.줄거리: 교회 헌금 4만 8천 원에서 살인사건까지이 영화, 시작부터 좀 특이합니다. 주인공 서재혁(배성우)은 광역수사대 출신 베테랑 형사인데, 사건 하나를 말아먹고 충북 보은으로 좌천됩니다. 거기다 뇌물수수 의혹까지 받아 감찰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 감찰(監察)이란 공무원이나 기관 내부에서 비위 행위가 있는지 들여다보는 공식 조사 절차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직장 내 자체 감사인데 이게 붙으면 커리어가 사실상 끝날..

